여행은 예상치 못한 일들의 연속이라고 했던가.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운 낙조를 뒤로하고 도착한 튀르키예 이스탄불.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했던 첫날은 마치 한 편의 시트콤처럼 꼬여만 갔다. 새벽부터 서두른 여정, 렌터카 반납은 순조로웠지만, 이스탄불에 발을 디딘 순간부터 연이은 숙소 문제로 진땀을 빼야 했고,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예상치 못한 물가에 또 한 번 놀라야 했다. 솔직하고도 눈물겨운 나의 이스탄불 첫날 생존기를 공유한다.

📑 목차

두브로브니크의 마지막 아침과 이스탄불행 비행기

새벽 5시, 알람 소리에 부스스 눈을 떴다. 오늘은 드디어 이스탄불로 향하는 날. 어제 스르지 산 정상에서 바라봤던 붉은 지붕의 도시, 두브로브니크의 낙조는 평생 잊지 못할 감동으로 남아있다. 그 황홀했던 순간을 마지막으로 정든 두브로브니크를 떠나야 한다니 아쉬움이 밀려왔다. 9시 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둘러 짐을 챙겨 공항으로 향했다.

캡션: 어제 저녁, 스르지 산에서 바라본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운 일몰. 이 풍경을 마지막으로 두브로브니크를 떠납니다.

두브로브니크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 이전. 렌터카를 반납해야 했는데, 이른 시간이라 셀프 반납으로 진행됐다. 다행히 절차는 비교적 간단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들어둔 풀커버 보험 덕분인지 별다른 문제 없이 차량을 반납하고 홀가분하게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멀어지는 아드리아해의 푸른 물결을 보며 새로운 여행지, 이스탄불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부풀었다.

첫 번째 시련: 이스탄불 공항, 험난한 우버 여정과 실망스러운 첫 숙소

문제는 이스탄불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낯선 도시, 낯선 공기. 잔뜩 짊어진 짐 때문에 일반 택시보다는 우버 대형 택시를 호출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고 배정받기까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겨우겨우 예약한 에어비앤비 숙소 주소를 찍고 이동하는데, 마음은 이미 지쳐가고 있었다.

캡션: 이스탄불 공항 도착! 하지만 짐이 많아 부른 우버 대형 택시가なかなか 잡히지 않아 애를 먹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첫 번째 에어비앤비 숙소.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기대감은 산산조각 났다. 사진으로 봤던 깔끔하고 아늑한 공간은 온데간데없고, 무엇보다 여행 중 간단한 식사라도 해 먹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주방 시설이 전혀 없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며칠을 머물러야 하는데, 이런 불편한 상태로는 도저히 지낼 수 없을 것 같았다. 결국, 깊은 한숨과 함께 체크인을 포기하고 다른 숙소를 급하게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이스탄불에서의 첫인상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두 번째 시련: 또다시 실패한 숙소, 암담한 5일의 시작

첫 번째 숙소의 충격을 뒤로하고, 부랴부랴 스마트폰을 붙잡고 새로운 숙소를 검색했다. 이미 시간은 많이 흘렀고,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겨우 괜찮아 보이는 다른 에어비앤비를 찾아 예약하고 이동했지만, 이곳 역시 체크인 과정부터 삐걱거렸다. 호스트와의 소통 문제인지, 시스템 오류인지, 한참을 헤매고 나서야 겨우 방 키를 받을 수 있었다.

캡션: 어렵게 들어온 두 번째 숙소. 하지만 이곳 역시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앞으로의 5일이 걱정되네요.

기진맥진한 상태로 들어선 두 번째 숙소. 하지만 이곳마저 나를 실망시켰다. 사진과는 다른 것은 물론이고, 기본적인 편의시설마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 청결 상태도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앞으로 이곳에서 5일이나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모든 상태가 미비한 이 숙소에서 과연 남은 일정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시작부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버린 탓에, 이스탄불 여행 전체가 암담하게 느껴졌다.

엎친 데 덮친 격: 정신 번쩍 들게 한 이스탄불의 저녁 식사 물가

숙소 문제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나니 온몸의 기운이 쭉 빠졌다. 허기라도 달래야겠다는 생각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두 번째 숙소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이스탄불에서의 첫 식사이니만큼 그래도 괜찮은 터키 음식을 맛보고 싶었지만,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식당을 고를 여력도 없었다. 그저 가까운 곳, 깔끔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다.

캡션: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간 숙소 근처 식당. 이스탄불에서의 첫 저녁 식사, 과연 어떨까요?

메뉴판을 받아들고 이것저것 주문을 마쳤다. 케밥, 메제 몇 가지, 그리고 음료. 평범한 터키식 저녁 식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후 계산서를 받아 들고는 우리 가족 모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4인 가족 저녁 식사 비용이 무려 25만 원에 육박했던 것이다! 한국 돈으로 환산해보니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금액이었다. 물론 관광지이고, 어느 정도 물가가 있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동유럽의 비교적 저렴했던 물가를 경험하고 와서인지 그 충격은 더욱 컸다.

캡션: 맛은 있었지만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던 터키에서의 첫 저녁 식사 메뉴들.

“이스탄불 물가가 원래 이렇게 비싼 건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숙소 문제에 이어 예상치 못한 높은 식비까지. 앞으로 남은 5일 동안의 경비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순간이었다. 즐거워야 할 여행의 첫날이 걱정과 한숨으로 마무리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이스탄불 첫날, 눈물의 숙소 선택 & 경비 관리 팁 (feat. 내 경험)

비록 쓰라린 경험이었지만, 이스탄불에서의 첫날을 통해 얻은 교훈은 분명히 있었다. 혹시나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가지 팁을 공유한다.

이스탄불에서의 첫날은 분명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또한 여행의 일부이리라 애써 위로하며, 내일부터는 부디 순탄한 여정이 펼쳐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과연 나의 이스탄불 여행은 이대로 괜찮을까?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혹시 여러분도 여행지에서 예상치 못한 숙소 문제나 물가 쇼크로 당황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공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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